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지진 대비 훈련을 설계하는 '재난 시뮬레이션 디자이너'의 하루

by ybabo 2025. 4. 18.

시뮬레이션 디자이너(Ai생성이미지)
시뮬레이션 디자이너(Ai생성이미지)

지진 대비 훈련을 설계하는 '재난 시뮬레이션 디자이너'의 하루

 

상상해보세요. 평범한 일상이 순식간에 뒤집히는 순간을. 건물이 흔들리고, 경보가 울리며, 사람들은 공포에 빠져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그런 순간, **어떤 대응 훈련을 받았느냐에 따라 생사가 갈릴 수도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직업은 바로 이런 위기의 순간을 대비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재난 시뮬레이션 디자이너’—생소하지만 실제로 존재하며, 점점 더 중요해지는 미래 직업입니다.

‘재난 훈련을 설계하는 사람’이라는 생소한 직업

재난 시뮬레이션 디자이너는 단순히 안전교육을 넘어서, **현실에 가까운 재난 상황을 가상으로 재현하고, 그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설계하는 전문가**입니다. 특히 지진, 화재, 테러, 홍수처럼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효과적인 훈련 시나리오를 만드는 것이 주 업무입니다.

이들은 물리적 공간과 가상 기술(VR·AR)을 넘나들며, **훈련 대상자에게 실제처럼 느껴지는 ‘위기 상황’을 만들고, 그에 맞는 행동 유도 시스템**을 설계합니다. 단순한 매뉴얼 암기가 아닌, **몸으로 익히는 실전 대응 훈련**이 이들의 목표죠.

하루 일과: 시뮬레이션 설계자의 '현장감 있는' 하루

오전 9시. 디자이너는 전날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오늘 설계할 훈련 시나리오를 브리핑합니다. 최근 특정 지역에서 발생한 실제 지진 사례를 분석하고, 그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훈련 모델**을 계획하죠.

오전 중엔 기술팀과 함께 **VR 기반의 지진 시뮬레이션 환경을 세팅**합니다. 참여자들이 고글을 착용하고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건물 붕괴 모션, 진동 패턴, 경보음 등을 정교하게 조정합니다.

오후에는 실제 훈련을 진행합니다. "지금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머리를 보호하고 책상 아래로 숨으세요!" 참여자들의 반응을 관찰하며, **훈련 시나리오의 효과성**을 평가하고 피드백을 정리합니다.

퇴근 전, 훈련 결과 데이터를 수집하고 보고서를 작성합니다. 누구는 당황했고, 누구는 침착했는지, 실제 재난 발생 시 어느 정도 행동력이 있는지를 수치화해 교육 기관이나 기업에 제공합니다.

이 직업에 필요한 능력과 진입 방법은?

재난 시뮬레이션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역량이 요구됩니다. 기본적으로는 재난 관리학, 도시공학, 심리학 등 이론 기반의 지식이 필요하고, 동시에 VR 콘텐츠 제작 능력, 행동 분석, 교육 설계 능력도 갖춰야 합니다.

최근에는 국방, 소방, 지자체 등에서 이와 유사한 직무를 민간에 확대하며, 공공기관 위탁교육, 민간 기업 안전훈련, 국제 재난 대응 훈련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졌습니다.

특히 2025년부터는 일부 대학교나 직업학교에서 **‘시뮬레이션 기반 재난 대응 전문가’ 과정**이 개설되고 있어, 관련 교육을 통해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습니다.

왜 이 직업이 주목받을까?

이상기후와 기후재난, 도심 밀집, 인프라 노후화 등으로 인해 **지진 위험도는 더 이상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특히 대한민국은 이제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예방과 대응 훈련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 직업은 단순히 생계를 위한 일이 아니라, **누군가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사명감**이 필요한 역할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 점에서, **AI나 자동화로 대체되기 어려운 '휴먼 중심 직업'**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죠.

진짜 '실전 같은 훈련'을 만드는 사람들

우리는 훈련이라고 하면 지루하고 형식적인 것을 떠올립니다. 그러나 진짜 위기의 순간엔, **몸이 기억한 경험만이 우리를 살릴 수 있습니다.** 재난 시뮬레이션 디자이너는 바로 그 경험을 설계하는 사람입니다.

건물이 무너지고, 전기가 끊기고, 모두가 혼란에 빠진 상황 속에서도 누군가는 침착하게 “훈련 때처럼 행동하면 된다”는 기억을 떠올릴 수 있다면— 그건 바로 이 직업이 만들어낸 **보이지 않는 안전망** 덕분입니다.

이들이 설계하는 건 단지 훈련이 아니라, 생존에 대한 연습입니다.